OBS 노조, 파업풀고 업무 복귀 후 ‘법적투쟁’ 전환
21일 업무복귀 결의…“법적투쟁 이어갈 것”

[0호] 2013년 03월 19일 (화) 허완 기자 nina@mediatoday.co.kr

지난달 28일부터 총파업에 나섰던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용주)가 19일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의했다. 지부는 “더 이상 경영진과의 대화에 기대지 않고 법적투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단계 투쟁’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파업으로 인한 방송 파행은 막을 수 있게 됐지만, 이번 파업 사태의 근본적 배경은 고스란히 OBS의 ‘미래’를 좌우할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희망조합지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조합원총회를 열어 격론을 벌인 끝에 21일 오전 9시부로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의했다. 박철현 사무국장은 “사측이 노조가 스스로 지치게 하는 전략으로 나오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노조로서는 전략의 수정”이라고 말했다.
 
노사 양측은 다음 주에 파업 이후 첫 교섭을 벌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 사무국장은 “파업 들어와서 교섭요청 공문을 세 번 보냈는데 어제서야 ‘다음 주에 일정을 잡자’는 회신이 왔고, 대화 의지가 없는 걸로 판단했다”며 “법적투쟁에는 더 이상 회사와는 대화가 안 되겠다, 더 이상은 대화로 문제를 풀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부 쟁의대책위원회는 전날 논의 끝에 ‘2단계 투쟁방향 전환의 건’을 안건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 사이에선 적지 않은 격론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무국장은 “조합원들의 반발이 굉장히 많았다”면서도 “냉철하게 판단했을 때 장기투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오히려 우리의 요구를 더 빨리 관철할 수 있는 게 법정투쟁이라는 점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오후 1시에 시작된 총회는 저녁 7시를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 OBS 사옥. ⓒ이치열 기자 truth710@
 
당초 쟁대위는 총회 다음날인 20일 오전에 복귀하는 안을 제안했으나, 조합원들의 요구 끝에 복귀 시점이 하루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무국장은 “이번 파업은 100% 합법적인 파업이었다”며 “그럼에도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인사 상 불이익이나 탄압이 가해진다면, 언제든지 다시 전면파업을 재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부는 임금인상 및 법정수당 지급, 국장 임면동의제 도입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28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개국 이후 첫 파업이었다. 파업 찬반투표에선 93.2%의 높은 찬성률이 기록됐다. 희망조합지부는 ‘조합원들의 희생을 더 이상 강요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임금은 5년째 동결됐고, 시간외 수당은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만성적인 경영난과 열악한 처우 등에 따라 OBS를 떠난 구성원도 많았다. 
 
사측은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학균 경영국장은 “지금 현금보유액이 30억원 정도밖에 안 된다”며 “이 상태로 가면 6월 정도에 현금이 바닥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상 책임과 이에 따른 경쟁력 저하 등 ‘악순환’ 구조에 대한 질문에는 투자가 덜 되어서 시청률이 안 올라가고 광고가 줄어든 게 아니다”라며 “거대 지상파 3사가 있고 CBS나 불교방송 같은 중소방송이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밀리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방송 파행 사태는 일단락될 전망이지만, 조합원들이 파업에 나섰던 근본적 조건과 배경은 달라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광호 인천지역연대 사무처장은 “OBS는 개국할 때 시민들과 했던 약속을 전혀 이행하지 않으면서 투자도 안 하고 있다”며 “(대주주인) 백 회장이 OBS가 정상화되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경영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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