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파업 복귀 조합원에게 “대기하라”
선별적 업무지시 논란…노조,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0호] 2013년 03월 21일 (목) 허완 기자 nina@mediatoday.co.kr

3주 가까이 이어왔던 파업을 풀고 21일부로 업무에 복귀한 OBS 노조(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 조합원 대부분이 사측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막가파식 태도”라고 규정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오전 9시부로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을 ‘대기’시켰다. 사측은 인사팀장 명의로 된 ‘근무지침’을 사내 인트라넷에 올려 “3월14일 이사회에 보고한 수정 사업계획에 따라 비상 경영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업무지침’에서 “4월 중 예정된 개편 시까지 현재 비상 편성체제를 유지한다”며 “업무에 복귀한 직원 중 필수인력에 해당하는 자는 담당 팀장 및 국장과 면담 후 현업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또 “업무에 복귀한 직원 중 필수인력에 해당하지 않는 자는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하며 회사가 지시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지시했다. “지정된 근무장소를 벗어날 경우에는 담당 팀장 및 국장에 반드시 보고하고 허락을 득해야 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이어 사측은 “각 팀장 및 국장은 부서원들의 근태관리를 철저히 하고, 개인별 근무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용주)가 업무에 복귀한 21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OBS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OBS희망조합지부
 
이무섭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21일 오후 통화에서 “조합원들이 오전 9시에 들어갔더니 ‘일단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보도국 기자들은 수십 명이 그냥 자리에 앉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업에 참가한 직원들은 시간외 근무를 절대 발생 안 시키겠다고 한다”며 “가만히 앉아 있다가 6시에 퇴근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OBS기자협회장은 “보도국 기자들이 희망하는 출입처를 제출했고, 내일 출입처 인사 발령을 낸다고 한다"고 전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28일 보도국장으로 임명됐던 나종하 국장은 보도국 기자들에게 ‘6시까지 출입처 희망원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에게는 그 외 별도의 업무지시 없이 일단 ‘대기하라’는 내용만 전달된 상태다.
 
파업에 참가했던 보도국의 한 조합원은 또 “오전 오후 근무 내용이 뭐였는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근무했는지 매일 작성해서 ‘1일 근무일지’를 팀장에게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제작국의 경우, 업무에 복귀한 PD들은 ‘기획안을 작성하라’는 지시만 받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무섭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4월 중순 개편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기획서만 내라는 것”이라며 “일을 안 줘서 자연스럽게 조합원들을 도태시키려는 의도가 배경에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협회장은 “4월15일 개편 이후 편성표 가안을 보면, 기존에 있던 자체제작 프로그램 대부분이 사라진다”며 “아마 아침 생활정보 프로그램, 뉴스, 옴부즈맨 프로그램 등 몇 개를 제외하고 기존에 제작하던 걸 다 내릴 계획인 것 같다”고 말했다.
 

▲ OBS 사옥 전경. ⓒ이치열 기자 truth710@
 
OBS는 이미 노조의 파업 이후 <통쾌하다 스포츠> 등 조합원들이 참여하던 프로그램 일부를 종영시킨 상태다. 김성수 기협회장은 “올해 120억원으로 잡아놨던 제작비를 90억원으로 줄이겠다고 한다”며 “제작국 PD들을 신규배치 안 하면 ‘필요 없는 인력’이 있다는 쪽으로 구조조정 흐름을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측은 제작국 PD들에게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나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등 외부 기관의 프로그램 제작지원 사업에 지원하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협회장은 “외부 돈을 따오면 편성에 넣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되고, 따오지 못하면 (프로그램을 맡지 못한) 나머지 PD들은 쓸모가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아나운서국도 뉴스 진행 등에 필요한 최소 인원에게만 업무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무섭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아나운서국에서) 전체 10명이 파업에 들어갔는데 3명만 콕 집어서 업무복귀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노조는 성명을 내어 “조합원들은 시청자들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막가파식 태도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며 “조합 활동을 이유로 업무를 안 시키는 건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또 “조합이 파업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측 입장을 고려해 파업을 푼 조합의 선의를 악용하고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노조를 분쇄하겠다는 악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사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OBS 경영국장과 방송본부장 등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 OBS노조, 파업 끝내고 복귀하자 업무 배제? [피디저널] 운영자 2013.04.04 2661
148 OBS 5년, 자존감 찾아 파업여행 떠난다 - 강남구 조합원 기고문 [미디어오늘] 운영자 2013.04.04 2101
147 "파업 조합원들 일 안 시키겠다" [경인종합일보] 운영자 2013.04.04 3397
146 OBS노조 파업 중단, 노사 갈등 여전 [부평신문] 운영자 2013.04.04 2641
145 OBS, 파업 끝났지만 정상화 요원 [기자협회보] 운영자 2013.04.04 1925
144 파업 종료 후, 더욱 멀어진 ‘OBS 정상화’ [미디어스] 운영자 2013.04.04 2417
143 “법정·공정방송 투쟁 벌인다” [피디저널] 운영자 2013.04.04 2405
» OBS, 파업 복귀 조합원에게 “대기하라” [미디어오늘] 운영자 2013.04.03 1977
141 OBS 파업 풀었더니 “복귀 노조원 선별적 일 시키겠다” [아시아뉴스통신] 운영자 2013.04.03 1709
140 OBS노조 파업 중단…"법적 투쟁 전환" [뉴스1] 운영자 2013.03.21 1894
139 OBS노조, 21일 파업 중단.."2단계 투쟁 돌입" [연합뉴스] [1] 운영자 2013.03.21 1907
138 '전면파업' OBS노조, 21일 오전 9시 업무복귀 [미디어스] 운영자 2013.03.21 2197
137 OBS 파업, 끝나도 끝나지 않는 싸움 [미디어오늘] 운영자 2013.03.21 1665
136 OBS 노조, 파업풀고 업무 복귀 후 ‘법적투쟁’ 전환 [미디어오늘] 운영자 2013.03.21 1798
135 OBS노조, 20일만에 파업 중단 [피디저널] 운영자 2013.03.21 2174
134 OBS 장기파업 사측에 있다 [경기매일] 운영자 2013.03.21 1909
133 OBS 경인TV 총파업 20일째 [경향신문] 운영자 2013.03.21 1780
132 인천 시민단체들 “OBS 백 회장이 성실히 나서야” [미디어오늘] 운영자 2013.03.16 2429
131 인천시민단체 "OBS 파업, 원인은 백성학 회장" [미디어스] 운영자 2013.03.16 1913
130 양문석 방통위원 “OBS 노사 협상 재개해야” [피디저널] 운영자 2013.03.16 271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