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노조 파업 중단, 노사 갈등 여전
노조, “현장에서 방송 바로세우기 투쟁”
사측, “개편 때까지 비상편성체제 유지”

[480호] 2013년 03월 22일 (금) 13:59:05 한만송 기자 mansong2@hanmail.net


▲ OBS경인TV 본사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

OBS경인TV의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노동조합이 22일 동안 진행한 파업을 중단했지만,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이하 노조)는 21일 오전 9시를 기해 파업을 중단했고, 조합원들은 업무에 복귀했다.

노조는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달 28일부터 파업했다. 노조는 임금 3% 인상, 시간외수당 지급, 국장 임면동의제 도입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것은 옛 iTV 시절의 트라우마와 장기 투쟁을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OBS경인TV의 전신인 iTV는 2004년 대주주의 경영 개선 약속 이행 거부와 노조의 파업 등으로 인해 방송위원회로부터 방송 재 허가를 받지 못했다.

노사 갈등 장기화 조짐 … 노조 “공정방송 위해 법정 투쟁”

파업 돌입 후 조합원 85%가 파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노조는 21일 회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중단을 선언했다.

노조는 OBS경인TV를 바로 세우기 위한 활동을 방송국 안에서 전개해나가고, 법정 수당 미지급 문제 등을 법적 투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용주 노조 지부장은 “창사 이래 첫 파업임에도 조합원 85%의 동력이 22일 동안 유지됐고, 경인지역 시민사회도 많이 도와주셨다”고 한 뒤 “이명박 정부에서 여러 방송국들이 파업을 벌였지만, 회사 정문을 폐쇄한 경우는 없었다. 조합원뿐 아니라 시민과의 소통도 거부하는 경영진의 꼼수의 문을 열고 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사측은 지난 18일부터 회사 정문을 ‘수리 중’이라는 이유로 닫아버렸다. 취재를 위해 노조사무실을 방문한다고 밝혔지만, 출입을 막았다.

조현재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부처장은 “노조가 파업을 결정했을 때 조합원들이 고뇌에 찬 결의를 내린 것을 보았다”며 “인천지역 시민단체는 OBS경인TV가 공정한 언론으로 바로 설 수 있게 노조를 힘껏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숙 부천민중연대 공동의장은 “정문을 폐쇄한 것을 보니 참담한 심정이 든다. 불통의 상징으로 부천시민들은 기억할 것”이라며 “부천 시민사회 등은 노조의 투쟁을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소재 OBS경인TV 본사.


파업 중단에도 방송 파행?

노조가 파업을 중단한 뒤 조합원들이 현장에 복귀했지만, 사측은 복귀한 조합원들을 선별해 일을 시킨다고 공지해, 방송 파행이 예상된다.

사측은 21일 공지한 근무지침을 통해,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을 선별적으로 업무에 복직시키겠다고 했다. 사측이 갈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는 주장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측은 “14일 이사회에 보고한 수정 사업계획에 따라 비상 경영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라며 “4월 예정된 개편 시까지 현재 비상 편성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업무에 복귀한 직원 중 필수 인력에 해당하는 자는 담당 팀장이나 국장과 면담 후 현업에 배치하고, 업무에 복귀한 직원 중 필수 인력에 해당하지 않는 자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근무하며 회사가 지시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한 뒤 “지정된 근무 장소를 벗어날 경우에는 담당 팀장이나 국장에게 반드시 보고하고 허락을 얻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조는 “편성 제작국에 대해선 다음 개편까지 어떤 업무도 하지 말고 기획안만 쓰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안다”며 “조합 활동을 이유로 업무를 시키지 않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부평신문>이 입수한 3월 3주차 편성표를 보면, 상당수 방송이 재방송되고 있다. OBS경인TV 홈페이지에서 보는 편성표에는 재방송이 아닌 것처럼 돼있지만, 입수한 편성표(아래)를 보면 재방송이 태반이다. 재방송이 아닌 것들은 대부분 외주 제작물이나 구매물이다.


▲ OBS경인TV 3월 3주차 방송 편성표


노조, “사측 무능, 대주주 무책임”

일각에서는 사측이 경영 적자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사측이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의 칼을 뽑을 경우 제2의 iTV 사태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파업을 중단했음에도, 사측이 선별적 업무 복귀 등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노조가 법정 투쟁으로 미지급된 시간외수당 등을 받겠다고 밝힌 것에 맞불을 놓는 의도로 풀이되기도 한다.

사측은 법적으로 지급해야할 수당 등을 그동안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노사 공동으로 시간외수당 지급 실태를 조사한 결과, 회사는 직원 한 명당 월 평균 100만원 정도를 지급하지 않았다.

노조가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1인당 월 평균 연장근로는 25.7시간, 8시간 내 야간근무(오후 5시에 나와 새벽 4시에 퇴근할 경우,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근무 분)는 4.26시간, 8시간 외 야간근무(위와 같은 상황에서 새벽 1시부터 4시까지 근무 분)는 5.53시간으로 조사됐다. 이를 사원 10호봉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월 평균 91만 3522원이 체불된 것이다.

노조는 “조합은 연장근로, 휴일수당 등을 법정 다툼으로 받아내고 싶지 않았지만, 사측은 무능했고 대주주는 무책임했다”고 한 뒤 “구조조정이나 폐업 따위의 말을 거듭 쏟아내며 갈등만 키우더니 휴일근무 수당만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려준다는 진심을 알 수 없는 언사만 반복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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