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창사 이래 첫 파업..."방송을 세워 공정하게"
[인터뷰]김용주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 지부장

전지혜 기자
최종수정 2013-03-01 17:51:21



“방송을 세워 방송을 공정하게. 방송을 멈춰 방송을 온전하게”
 
창사 이래 최초로 파업에 들어간 OBS희망조합지부(이하 OBS 노조) 김용주 지부장은 이번 파업을 이같이 정의했다. OBS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 때문에 2월 28일 오후 6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전날 진행된 마지막 교섭에서 OBS노조는 당초 요구했던 임금인상률을 15.5%에서 3%로 하향하고 법정수당 지급을 요구하는 등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동결을 주장하고 법정수당의 경우 노사동수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현황을 파악한 뒤 직군별로 차등 지급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용주 OBS희망조합지부장ⓒOBS희망조합지부

 
1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OBS경인TV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 중인 김용주 지부장을 만났다. 김 지부장은 “얼핏 보면 임금파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시청자 분들이 자세히 들여다 봐 주셨으면 한다”며 “이번 파업에는 임금과 복지, 공정방송의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OBS노조의 파업에는 ▲법정수당 지급 ▲경력사원-1호봉 문제 해결 ▲국장 임면 동의제 등의 쟁점이 있다. 임금인상의 경우 2007년 OBS의 개국 이후, 조합원들의 임금 (전신인 iTV 시절에 비해) 10%를 삭감하는 협약을 체결한 이래로 2013년 현재까지 임금이 동결된 데 이유가 있다.

사측은 경영난을 등을 이유로 노조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김 지부장은 “경영상황이 호전되는 건 분명한데 조합원들이 철저히 희생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측도 올해부터 손익 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OBS는 지난 5년 동안 343%의 매출 상승률을 기록했다.
 


OBS 경영상태와 임금ⓒOBS노조 제공

 
노조 측은 ‘법정수당’을 외면하는 등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사측의 경영이 ‘직원 이탈 현상’이라는 문제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있다.
 
김 지부장은 “직원들이 나가는데도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붙잡지 못하고 있다”며 “사측이 임금이든 비전이든, 제도든 사람들에게 회사에 남을 이유를 제시해야 하는데 정해진 재무제표에만 맞추려 하다보니 직원 이탈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TF팀을 구성해 논의하자는 사측은 제안과 관련해서는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어떤 진정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TF팀 구성부터 하다보면 사측에서는 또 계속 지연시키고 이런 논의 자체를 무산시킬 수도 있다”며 “결국 TF팀을 꾸리자는 건 조합원들의 동력을 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공정방송 문제와 관련 김 지부장은 “국장을 임명하고 해임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동의를 구하자는 ‘국장 임면 동의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OBS는 희망조합에서 주주와 만나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공익적 운영방송 제도로 맞춰가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지만, 현재는 주주의 간섭이 심한 편”이라며 “지난해만 해도 대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내용의 방송이 나가 정정보도를 내는 일도 있었고, 대선국면에서 사실상 박근혜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신 분을 토론 사회자로 정해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 노동자이기 때문에 방송을 멈추고 있는 것은 마음이 아프지만, 더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지금은 방송이 못나가고 일부 차질이 빚어지겠지만, 시청자 여러분이 자세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측은 시간을 끌 생각을 하지 말고 조합원들이 고생한 것을 생각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용주 지부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OBS노조는 28일 오후 7시 부천시 오정동 OBS 사옥 앞 주차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투쟁을 시작했다.ⓒOBS희망조합지부

 

파업에 들어간 이유는?


임금과 복지, 공정방송 두 가지가 섞여 있다. 얼핏 보면 임금파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시청자 분들이 자세히 들여다 봐 주셨으면 한다. 일단 임금문제는 OBS는 개국이후 5년동안 한번도 임금인상이 없었다. 한 해는 임금 삭감이 있기도 했다. 경영상황이 호전되는 건 분명한데 조합원들이 철저히 희생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임단협에서 3%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전년도 물가인상률보다도 낮은 수치다. 하지만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금 인상 외에 다른 문제도 있을까?


OBS에는 ‘경력사원 -1호봉’이라는 것이 있다. 신입사원이 1호봉부터 시작하니 보통 3년을 일했다고 하면 입사 할 때 4년차 호봉으로 인정 받아야 한다. 하지만 OBS에서는 3년차로 취급된다. 이건 노사가 개국 직후부터 문제가 있다고 풀어야 한다고 한 부분이기도 하다.


공정방송과 관련된 문제는 무엇인가.


국장을 임명하고 해임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동의를 구하자는 ‘국장 임면 동의제’를 요구하고 있다. OBS는 희망조합과 주주와 만나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공익적 운영방송 제도로 맞춰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는 주주의 간섭이 심한 편이다.


문제와 관련 예를 몇가지 들어 본다면?


지난해만 해도 대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내용의 방송이 나가 정정보도를 내는 일도 있었다. OBS 뉴스에서 OBS 대주주 영안모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내용이 나가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내부 반발이 있었다. 기자들이 보도국장 불신임투표 의사도 밝히고 사과를 요구했었다. 또 대선국면에서 사실상 박근혜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신 분을 토론 사회자로 정해 당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요구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국장 임면 동의제’가 필요한 이유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OBS 설립되는 과정부터도 노조가 급여 등을 많이 양보한 것으로 안다. 노조가 그간의 양보를 접고 법적 수준으로 지급해달라고 나서게 된 이유가 있을까?


그간에는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 양보한 측면이 있다. OBS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 직원들의 정서가 회사 경영진의 마음과도 같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상황이 호전되고 있고 사측도 손익 분기점이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의 경영에 따른 문제점을 꼽아본다면.


새로운 도약을 할 시기에 이탈자가 계속 생기고 있다. 작년에 종편이 만들어지면서 OBS에서 인력유출이 많았다. 기자가 스무명 가까이 나갔고 어제도 한 명이 나갔다. 직원들이 나가는데도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자신있게 붙잡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임금이든 비전이든, 제도든 사람들에게 회사에 남을 이유를 제시해야 하는데, 회사는 장부를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다. 비전을 제시하는게 아니라 정해진 재무제표에 맞추려 하기 때문에 직원 이탈 현상이 생기고 있다. 여기는 언론사다. 장부 속의 숫자가 아니라 인간으로 대접받고 싶다.

 

OBS노조는 28일 오후 7시 부천시 오정동 OBS 사옥 앞 주차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투쟁을 시작했다.ⓒOBS희망조합지부

 

사측은 법정수당과 관련해 TF팀 구성하자는 제안을 했더라.


임단협 자체를 개국 이후인 2008년에 딱 한 번 했다. 이번에도 10월부터 시작해 사측이 차일피일 미루다 고발 조치에 들어간다고 하자 그제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사측은 시작한 이후에도 지노위를 통해 연장해 달라고 하고, 그렇게 지연전술을 써오다 여기까지 왔다.
 

TF팀 구성이 지연전술의 연장성이라고 볼 수 있나.


TF팀을 꾸리자는 것은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어떤 진정성도 없다. TF팀을 만들어 논의는 할 수 있지만, 논의하다가 우리가 원하는건 100인데 그쪽이 10을 고집하다가 끝나면 그렇게 그냥 끝나버리는 거다. 같이 칼싸움을 하는데 칼을 놓게 시키는 것과 다른 게 뭐냐. TF팀을 구성부터 하다보면 사측에서는 또 계속 지연시키고 그러다가 이런 논의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결국 TF팀을 꾸리자는 건 조합원들의 동력을 빼려고 하는게 아닌가 싶다.


지난해 언론사 파업이나 갈등 과정을 보며 이번에 파업을 두고 고민이 많았을 듯 하다.


5년 동안 방송사로서 첫 파업이다. 불안감과 ‘할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이 들었다. 찬반 투표 전까지도 그런 걱정이 있었다. 그런데 찬반 투표를 해보니 93.2%라는 찬성 결과가 나왔다. 투표율이 97.3%인데 거의 100%에 가까운 것 아닌가. 이후에는 숙명처럼 받아들이게 됐다. 우리의 주장이 정당하고 불합리한 것들을 개선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조차도 못하면 노조의 존재 이유가 없다.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간담회 등 모든 일정에서 사상 최대의 규모가 모이고 있다. 어제 출정식 때도 파업 찬성률보다 참가율이 높은 것 같더라.조합원들은 싸워야 된다고 보고있다. 분위기 자체도 밝은 것 같다. 즐거움, 후련함,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냐.


1일부터 방송에 차질이 예상된다.


그 부분이 안타까운 상황이다. 방송 노동자이기 때문에 방송을 멈추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지금 방송이 못나가고 일부 차질이 빚어지겠지만, 더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시청자 여러분이 자세히 봐 주셨으면 좋겠다.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상식적으로 판단했을 때 잘 될 거라고 본다. 조합 동력도 탄탄하고 사측도 우리 요구의 합리성은 인정하고 있다. 사측은 시간 끌 생각을 하지 말고 조합원들이 고생한 것을 생각해 결단만 하면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얻었다. 해냈다’라고 생각 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게 가장 큰 결실일 것 같다. 계속해서 이탈자가 생기는 것을 막고 싶다. 사측은 OBS가 ‘일할 만한 직장이다. 비전이 있는 직장이다’ 이런 것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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