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이익 대변하는 리포트에 OBS 기자들 ‘경악’
OBS 기자들 보도국장에 "사과 안하면 불신임투표…독립성 유린"

[0호] 2012년 09월 18일 (화) 조현미 기자 ssal@mediatoday.co.kr

OBS가 메인뉴스에서 OBS 대주주인 영안모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리포트를 내보내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내부 반발을 사고 있다. OBS 기자들은 보도국장 불신임투표 의사를 밝히며 국장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OBS는 지난 14일 메인뉴스인 <OBS뉴스 M> ‘불법현수막 가려가며 철거 논란’에서 “경기도 부천시가 불법 현수막을 강제 철거하면서 이중잣대를 적용해 비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생계형 현수막은 마구 철거하면서 마찰이 우려되는 불법 현수막은 수개월 째 방치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뉴스에서 문제 삼은 불법 현수막은 다름 아닌 대우자동차판매 해고노동자들이 대우자판을 인수한 영안모자 측에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현수막이다. OBS는 “10미터 거리에 20여개의 현수막이 설치돼 있지만 한 달 넘도록 철거되지 않고 있다”며 “불법 현수막을 내건 노동조합측에서 집단으로 반발하자 구청이 철거를 사실상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외형상으로는 구청이 현수막 철거에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현수막 철거를 원하는 대주주의 입장을 뉴스에서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OBS는 뉴스에서 노조가 왜 현수막을 내걸었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금속노조라는 게 경찰도 폭행하는 사람들”이라는 오정구청 관계자의 말과 함께 “힘센 곳은 봐주는 부천시의 원칙 없고 불균형적인 행정에 공권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고노동자가 가입된 노조는 ‘힘센 곳’,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는 것을 ‘공권력 상실’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해고노동자들은 영안모자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영안모자 정문에서 33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처음 사회팀장으로부터 취재 지시를 받은 A기자는 취재 거부 의사를 강하게 표시하는 등 반발했다고 김성수 OBS 기자협회장이 18일 전했다. 해당 리포트는 결국 보도국 편집제작팀장 이름으로 방송됐다.



지난 14일 방송된 OBS 경인TV <뉴스M>
 
김 회장은 “보도국장 스스로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과 김종오 OBS 사장이 현수막 관련 대책회의를 했다는 얘기를 했다”며 “17일 해외 바이어가 오는데 문제가 잘 안 풀려 골치아프다는 얘기가 오갔다는 것을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상식적으로 정당하게 제보가 들어와서 보도될 만한 아이템이라고 한다면 왜 당일 두 차례 있었던 공식 편집회의에서 전혀 해당 아이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자협회는 보도국장에게 △보도 독립성 훼손과 파행적 조직 운영에 대한 사과 △공정하고 균형 있는 보도 원칙을 훼손했음을 인정하고 노동계와 시민사회·시청자에게 사과 △재발 방지 등을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지난 17일 저녁 긴급총회를 열고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벌이기로 결의했다.

OBS 기자협회(협회장 김성수)는 지난 17일 성명에서 “공중파 방송사 뉴스가 사주의 개인적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리포트를 노골적으로 내보내는 차마 믿을 수 없는 광경 앞에서 OBS 기자들의 자존감은 철저히 유린당하고 짓밟혔다”며 “1차적 책임은 보도국장에 있다”고 성토했다.

기자협회는 이 뉴스를 두고 “OBS 보도의 독립성을 철저하게 유린했다”며 “이번 사태는 권력 감시와 견제는 물론 사주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보도 독립성을 지키는 데 헌신해야 할 보도국장이 대주주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자들을 동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주 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장은 “이번 사태는 공익적인 민영방송을 표방하는 OBS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한 것”이라며 “20일 회사에 공정방송위원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거부할 경우 현 경영진이 공정방송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간주하고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학균 OBS 보도국장은 “대우버스(대우자판) 관계자가 계속 보내온 보도자료 내용을 보니 행정집행의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독립성이 훼손됐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외국 바이어들이 오기 전에 현수막을 정리하라는 사주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주주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기사와 관련해 대표이사와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노동자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김 국장은 “취재 지시를 한 부분은 현수막에 대한 부분으로 행정관청의 이중잣대를 지적하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왜 농성을 벌이고 있는지까지 포함하면 팩트에 혼선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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