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미디어렙 분할지정’ 후폭풍



8월 확정 ‘방통위 고시안’ 논란
공·민영렙 7:3 비율 배치 ‘시끌’
OBS “중소방송 지원 취지 무시”
전문가 “특정방송사 고사 위기”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공정 방송 복원과 광고 직거래 저지를 위한 미디어렙법 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방송광고 시장이 ‘1공영 1민영’의 복수 미디어렙(방송광고 대행사) 체제로 바뀌면서 벌써부터 방송사 간 불협화음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5월 발효된 미디어렙법의 후속 조처로 ‘방송광고 결합판매 지원 고시안’을 마련해 25일까지 행정예고했다. 광고주들의 관심이 덜 가는 지역·종교 방송사들 프로그램을 묶어 파는 결합판매의 대상과 규모를 담은 이 고시안은 8월 말 최종안이 확정되고 10월부터 시행될 방침이다.

  방통위가 고시한 결합판매 평균 비율은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의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공영 미디어렙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신공사)가 11.6%, <에스비에스>(SBS)가 출자한 민영 미디어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는 8.4%다. 그 비율만큼 중소방송사에 광고비가 돌아가도록 한 것이다. 공영 렙인 신공사는 문화방송 지역사 18곳 및 <교육방송>(EBS) <시비에스>(CBS) 등 중소방송사 10곳, 민영 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는 지역민방 9곳과 <불교방송>(BBS) 등 다른 중소방송 4곳의 광고를 맡는다.

  하지만 중소방송사들이 결합판매 비율이 높고 영업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공영 렙에 위탁판매되는 것을 선호하면서 갈등이 일고 있다. 특히 중소방송사 40곳 가운데 <오비에스>(OBS)가 유일하게 공·민영 렙에 7 대 3의 비율로 분할 지정된 점이 가장 큰 논란거리다. 오비에스는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 확보, 중소방송 지원이라는 미디어렙법 입법 취지를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충환 오비에스 경영기획실장은 “경쟁 관계인 공·민영 렙에 분할 지정하는 것은 양쪽에 정보 교류와 협업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시장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비에스 쪽은 수도권 방송시장을 놓고 대립해 온 에스비에스 쪽에 광고판매를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태도다.

  분할 지정으로 오비에스와 각각 결합판매되는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 쪽은 부담을 서로 떠넘기려는 모양새다. 문화방송은 “중소방송사의 결합판매 위탁은 공·민영 등 소유구조를 기준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오비에스는 민영 렙으로 지정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에스비에스 쪽은 “중소방송사 지원에는 공감하지만 근본적으로 오비에스를 중소 지역매체라고 할 수 있는지 회의적이고, 우리 쪽에서 지원할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오비에스의 분할 지정에는 학계에서도 법적 근거가 없다며 문제를 제기한다. 김민기 숭실대 교수는 “오비에스만 분할 지정하는 것은 특정 방송사를 고사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며 “오비에스는 공영 렙 지정이 바람직하나 이럴 경우 민영 렙인 에스비에스의 부담이 가벼워지는 만큼, 부담을 공평하게 나누는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철수 한신대 교수는 “법이 탄생하자마자 방송사, 광고주, 광고대행사의 불만이 잇따라 잡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며 “분쟁과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조정하기 위한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방송 지원 및 이행 실적 평가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는 미디어렙법 23조에 위원 11명으로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방통위는 “8월 말 고시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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