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출구없는 OBS, ‘제2의 경인방송’ 되나
재허가 앞두고 196억 중 21억만 증자… “증자만이 정상화 해답”vs“헐값매입은 못한다”

[0호] 2013년 04월 17일 (수) 조수경 기자 jsk@mediatoday.co.kr

올해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를 앞둔 OBS 경인TV가 고질적인 재정난에 봉착하며, 제 2의 경인방송 사태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OBS 경인TV의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증자가 유일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노사간의 시각마저 극명하게 엇갈려 해답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전자 공시된 OBS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본잉여금은 1억3290만원으로 2008년 개국 초기 1400억원에 달했던 자본금은 바닥을 드러냈다. 현금은 39억5천만원에 불과, 2011년보다도 10억 원가량 줄었다. OBS의 재무상황은 만성 적자라는 점에서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적자는 161억원,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는 124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환사채 100억원 발행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열악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금 증자는 OBS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한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돼 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지부 김용주 지부장은 15일 “OBS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주주인 영안모자의 증자 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지상파 주식보유 상한선 40%에 다다른 영안모자(회장 백성학)가 증자에 나서려면 나머지 주주들 역시 증자에 나서야 하지만 미디어윌홀딩스·경기고속·매일유업 등 다른 주주들이 증자를 꺼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OBS희망노조는 재정난이 해결되지 않는 책임이 영안모자에 있다는 입장이다. 김용주 지부장은 “모든 주주들이 증자에 동의하지 않아 영안모자만 증자에 나설 수 없다고 해도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영안모자가 가진 지분을 줄이는 감자를 통해 외부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 한국경제, 태광 등 외부자본 영입이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영안모자가 경영권을 양보하지 않아 결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지부장 김용주)가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한 지난달 21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OBS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OBS희망조합지부
 
사측의 이야기는 다르다. 김학균 경영국장은 “대주주는 OBS 정상화를 위해 일종의 공동 경영이라 할 수 있는 순환경영도 고려하는 등 증자 의지가 있지만 36명 주주 가운데 1명만 찬성했고 금액은 100만원에 불과했다”며 “외부투자 유치도 추진했지만 영안모자가 보유한 주식 가치인 64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헐값으로 들어오겠다고 하니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OBS 증자 문제는 단순히 노사 간 의견 차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 재허가 등 생존 문제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OBS는 2011년까지 196억원의 유상증자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재무구조 및 경영정상화 계획을 지키지 않아 지난해 방통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은 “OBS는 증자 계획을 반드시 지켜야한다”면서도 “증자와 재허가를 연관시키는 것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다. (하지만) 만약 기한 안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BS는 방통위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허가가 취소되거나 6개월 이내 업무정지 등 제재조치를 당할 수도 있다. OBS는 이에 따라 4월말까지 이행 결과를 보고해야 하지만 지난 3월말 21억원 증자에 그쳤다. 196억원 증자계획에는 한참 못 미치는 액수다.

현 OBS의 모습은 2004년 경인방송 정파 사태를 떠올리게도 한다. 경인방송 역시 방송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재정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방송위원회로부터 재허가를 취소당했다. 이때 경인방송도 2001년 재허가 심사 당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출한 200억 원 증자계획 가운데 70억 원만 증자했다.

OBS는 당장 증자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학균 국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190억원 가량 증자한다는 계획을 제출했다”며 “하지만 증자는 경영상황이 호전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주 지부장은 “올해 재허가 심사가 이뤄지는데 내년 초까지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수범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경인방송도 동양제철화학이 증자 의지를 보이지 않아 재허가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우선 재허가를 위해서라도 영안모자가 증자에 나서야 한다”며 “경인방송 사태가 재연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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