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난 재정·흔들리는 정체성… 총체적 난국 직면한 OBS”
정책지원 미흡·종편등장 등, 광고수익 절대 부족…노사갈등도 심각, 노조 “모든 파국의 책임은 윤승진 사장에 있다”

[0호] 2013년 04월 17일 (수) 조수경 기자 jsk@mediatoday.co.kr

OBS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자본금 증자만이 문제가 아니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 구조가 마련되기 힘들며, 자체제작 감소 등으로 독립 민영방송이라는 위상마저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광고수익, 개국 초기 400억에서 274억으로 급하락

OBS를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방송광고 수익은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OBS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은 274억원, 2011년에는 281억원이다. OBS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경인방송 당시에는 500억원, OBS 개국 이후 400억원 가량의 방송광고 수익을 올렸지만 미디어렙법 개정 이후 SBS의 민영 미디어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가 OBS의 광고 판매를 전담하면서 상당 부분 감소했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의결한 결합판매 최소지원규모는 연 253억원이지만 OBS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광고매출로 산정한 482억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 비결합판매로 인한 판매수익까지 합치면 330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지만 여전히 150억원 가량 부족한 게 현실이다.

김용주 OBS희망조합 지부장은 “경영 능력 부재도 우려스럽지만 독립 민방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낮게 책정된 광고비 등 정책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것도 문제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광고 시장이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학균 경영국장은 “종편 개국으로 광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광고 상황이 좋아지긴 어렵다”고 바라봤다.


OBS경인TV 사옥.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런 상황에서는 증자 역시 단기적인 처방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이수범 교수는 “증자를 통해 단기적으로 버틸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주주든 일반 투자자든 OBS의 투자가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 배경엔 콘텐츠가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예전에는 자체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재방송 비율이 굉장히 높아지는 등 OBS만의 강점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보도 제외 자체제작 비율 18% 불과, 재방 비율은 53%

OBS의 콘텐츠 제작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은 OBS 구성원들에게 뼈아픈 지적이다. 이미 표면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이다. 16일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용주)가 OBS 4월 개편을 분석한 결과, 자체제작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간 늘었지만 보도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보도 제외 자체제작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18.3%로 지난해 대비 29.3% 감소했다.

반면 구매 프로그램 편성 비율은 44.5%로 20.4% 증가했다. 보도를 제외한 자체제작 프로그램은 법적 의무인 옴부즈맨 프로그램 <전격 TV 소환>,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인 <꿈꾸는 U>, 연예정보·영화소개 프로그램 <명불허전> 등 8개에 불과하다. 프로그램 재방 비율은 53%에 이르지만 오히려 제작비용은 지난해 12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삭감됐다.

사측은 이번 개편을 통해 평일 4시45분부터 시작하는 한 시간짜리 뉴스를 신설하고, ‘15분 빠른 뉴스’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시간대를 옮기기도 했다. 하지만 OBS가 수도권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도 기능뿐만 아니라 자체제작을 통한 콘텐츠 생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OBS지부는 “‘지역성 구현과 독특한 콘텐츠 제공’이라는 독립지역방송사 OBS의 존재 이유가 무색한 수준”이라며 “나아가 현업자들은 이런 편성 기조는 ‘OBS의 콘텐츠 제작 기반 붕괴로 이어져, OBS의 내일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국초기 OBS는 자체편성 100%과 자체제작 50%에 육박하는 비율을 자랑하며 유일무이한 독립 민영방송이라는 평가를 들어왔다.

박철현 OBS지부 사무국장은 “회사가 생존을 위해서라도 콘텐츠 투자와 판매를 늘려야 하는데 줄어드는 수익에 지출을 맞추려고만 한다”며 “생존과 거꾸로 가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외주제작에 대해서는 회사가 주장하는 비상경영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사무국장은 “외주제작 프로그램인 <경찰25시>와 <가족>은 한 편 당 제작비용이 1500만원에 달한다. 자체적으로 제작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는데 회사가 비용절감을 말하면서도 외주제작을 줄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력배치 미루는 OBS

방송사로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OBS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노조가 파업을 풀고 지난달 21일부로 업무 복귀, 노사는 임단협 체결 직전까지 갔지만 사측은 조합원 전원을 업무 복귀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사측은 ‘업무지침’에서 “4월 중 예정된 개편 시까지 현재 비상 편성체제를 유지한다”면서 일부는 업무 배치했지만 “업무에 복귀한 직원 중 필수인력에 해당하지 않는 자는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하며 회사가 지시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지시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50여명은 업무 대기 상태에 있다. 사측과 OBS지부에 따르면 취재기자 6명, 영상촬영 3명, 영상편집 1명 등 총 10명의 조합원들은 TF팀에 배치됐다. 현재 취재 인력은 30~35명 정도인 걸 감안할 때 취재 기자의 5분의 1이 본업에서 배제된 셈이다. 개편 시기 업무가 늘어나는 미술팀의 절반도 일손을 놓고 있다.

아나운서들의 업무 배제는 더욱 심각하다. 기존 맡았던 프로그램이 있었음에도 복귀 이후 배치되지 않고 있다. 사측은 대신 파업시 대체인력으로 투입한 프리랜서 아나운서에게 프로그램을 맡기고 있다.

OBS지부는 “경영상의 손실을 감내하고라도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을 길들인 다음 결국은 노조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사측을 비판하고 있다. OBS지부는 파업 비참가자들에게만 개국 이후 첫 보너스를 지급한 것에 대해서도 “사원들을 파업 참가와 불참자로 갈라 분열을 일으키고 노조의 힘을 빼겠다는 계산”이라고 했다.

김학균 경영국장은 “OBS는 타 지상파 방송사와 다른 OBS만의 콘텐츠를 찾기 위한 포맷을 개발하라는 의미에서 TF팀을 만들었다”며 “프리랜서 아나운서 역시 기존 정규직 아나운서들이 복귀했다고 바로 일을 못하게 할 수 없진 않느냐”고 반박했다. OBS지부는 관할 노동청에 부당노동행위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골 깊어만 가는 노사

OBS 지부는 시간외 수당·휴일근무 수당 불법 체불을 비롯해 임단협 결렬 및 업무 배제 등 모든 책임은 현 OBS 윤승진 사장에게 있다고 본다. 사측은 최근 임단협 체결 전제조건으로 법정수당의 경우 지난 3년치 임금채권을 포기한다는 조합원 개별동의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을 한 셈이다.

OBS 지부는 “그릇된 노조관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잃은 허울뿐인 대표이사 윤 사장이 이끄는 사측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16일 “OBS 파국의 모든 책임이 윤승진 사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윤승진 사장이 그릇된 노조관과 경영관을 고집하는 한 OBS 정상화가 이뤄질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윤 사장 퇴진을 위한 투쟁에 나선다”는 특별결의문을 채택했다.

노사 갈등은 이번 파업으로 불거진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어다보면 그보다 근원이 오래된 문제다. 노조는 OBS 개국을 물론, 미디어렙법 개정 등 자신들이 고비마다 위기를 정면돌파해 나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김용주 지부장은 “사업계획 부실 등으로 탈락할 위기에 처했던 영안모자가 선정될 수 있었던 데는 결국 노조의 역할이 컸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도 경인방송 폐업 이후 CBS가 주도하고 경인방송(iTV) 노조원들의 모임 희망조합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창사준비위원회가 OBS 개국을 준비했다. 이후 CBS-영안모자와 중소기업중앙회의 2파전이 벌어졌고, 결국 CBS-영안모자가 최종 방송사업자로 확정됐다. 백성학 회장도 개국 당시 노조의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백 회장은 “새 방송의 탄생 과정에서 2년여 동안 헌신적인 노력을 한 그들은 경인방송(주)의 한 주체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지부장은 미디어렙법 개정 당시 방통위 연좌농성 및 점거농성에 대해서도 “미디어렙법 개정 때도 노조가 투쟁을 통해 그나마 민영과 공영 미디어렙으로 찢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 하지만 회사는 노조에 찬조금 100만원을 줄 뿐 그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사측이 노조를 정상화 파트너로 인정하기보다는 길들어야 하는 대상으로만 인정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문제 인식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OBS의 경영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라며, 노사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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