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당당히 책임경영을 실천할 때이다!


  OBS 새 사장에 박성희 MBC꿈나무축구재단 이사장이 선임되었다. OBS는 오늘 주총과 이사회를 잇달아 열어 신임 박성희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다. 박성희 신임 사장의 공식 취임일은 오는 12월 1일로 예정되어 있다.

  조합은 우선 이번 사장 공모 과정에서 이사회가 보여준 비민주성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 조합이 줄곧 요구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한 사장추천위원회의 구성은 무시되었고, 단지 이사회의 결정만으로 사장이 확정 되었다. 구성원들의 민주적 참여는 차단되었고 공공성을 담보할 지역사회와 시청자의 목소리 또한 원천 배제되었다.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대주주의 절대적 지배력은 여지없이 증명된 꼴이다. 이사회는 규정을 들어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항변할 수는 있으나 그 규정 역시 대주주에 의해 개악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상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박성희 신임 사장에 거는 구성원들의 기대는 크다. 안팎으로 위기 상황인 회사 사정을 잘 알고도 OBS에 몸담으려 하는 그의 결단과 그가 일생 동안 쌓은 방송계 평판이 그 이유이다. 조합은 우려와 기대 속에 취임을 앞둔 사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절망적으로 무너진 경영진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 회복이다. 지난 10년 동안, 경영 실패의 책임은 오롯이 구성원들이 짊어졌다. 어느 누구도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았던 경영진의 모습은 악성 종양처럼 차례로 국장, 팀장에게 전염되어 이제는 경영진 전체가 커다란 불신 덩어리로 자라났다. 먼저 이 불신을 없애지 않고는 OBS가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둘째, 지역방송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방송 포기 수준에 다름없는 제작축소와 지역뉴스 부재로 경기, 인천에서조차 OBS는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 OBS는 지역방송이다. 지역은 OBS의 터전이며 활로다. 거대 중앙방송마저도 자본이 뒷받침하는 새로운 콘텐츠 기업에 점차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은 오히려 방송의 새로운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 지방분권 강화라는 시대적 흐름 또한 OBS에 긍정적이다. 경인지역민의 신뢰와 사랑 없이 OBS는 단 한순간도 존재할 수 없다.

  셋째, 자체 제작기반의 회복이다. OBS는 현재 거의 모든 자체 제작을 폐지하고 구매 위주로 방송을 편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역량 있는 제작 인력들의 조직 이탈은 심각한 상태이고 남아있는 인력 또한 제작의 현장 감각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현실은 뉴스 보도도 마찬가지로 현안 보도만 겨우겨우 따라갈 뿐 탐사 보도나 집중 취재는 그림의 떡이다. 제작이든 보도든 이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제작기반 확충으로 OBS만의 정체성을 착실히 만들어 가야 한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경영의 실천이다. OBS가 지난 10년 돛 한번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표류하기만 해온 것은, 여러 원인을 들 수 있겠지만 선장에게 그에 걸맞은 권한이 단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던데 큰 원인이 있다. 구성원의 신뢰 회복도, 지역민의 사랑과 제작기반 정상화도, 먼저 사장 스스로 책임경영이 가능해야 이룰 수 있다. 조합은 책임경영을 실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사장 또한 스스로 당당한 경영의 주체가 되어 명실상부한 OBS호의 선장으로 책임경영을 흔들림 없이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사회는 이번 공모 사장이 임박한 재허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일회성 카드나 방패막이가 아님을 사장의 책임경영 보장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고난을 당해서만이 까닭의 실꾸리를 감는다. 지난 10년간 쌓인 OBS의 문제는 커다란 고난을 불러왔으나 또한 OBS가 진정 어떠한 방송사가 되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한 방송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가 되어주기도 했다. 이제 구성원들은 준비가 되었다. 언제라도 시퍼런 파도를 헤치고 폭풍의 바다를 향해 뛰어들 준비가 되었다. 바라건대 신임 사장은 OBS호의 위풍당당한 선장으로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구성원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구심점이 되어주기 바란다. 안에서 든든히 잡아주는 구심력이 있어야 밖으로 힘차게 뻗어나갈 원심력도 생긴다. 거대한 행성도 우주 초기의 아주 작은 입자가 구심점이 되어 우주의 먼지가 뭉치고 뭉친 결과이다. 비전이라는 구심력이 생긴다면 OBS도 언젠가 강력한 원심력으로 은하계를 항해하는 날을 맞을지 모른다. OBS 구성원들은 아직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끝)

2017년 11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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