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의 모든 책임은 윤승진 사장에게 있다!


  OBS 노조원들이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아직도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50여 명이 사실상 업무 대기 상태에 있다. 쟁의대책위원회 간부 등 모두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조합원들이다. 특히 아나운서 조합원 대부분은 기존에 맡고 있던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업무 없이 가만히 앉아서 자리만 지키고 있다. 합법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본업인 방송 화면에서 사라진 것이다.

  더욱 분개할 것은 파업에 참가한 아나운서 대신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프리랜서들에게 여전히 프로그램을 맡기고 있다는 점이다. 명백한 부당 노동행위이다. 극도로 경영이 어렵다면서 아나운서에게 일을 주지 않고 인건비를 더 쓰면서까지 프리랜서에게 진행을 맡기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기자들은 또 어떠한가. 사측은 파업 상황에서 급조한 뉴스 형식을 마치 혁신적인 포맷인양 주장하며 파업 후 복귀한 기자 10여 명을 출입처나 업무현장에 배치하지 않고 있다. 형식이 어떻게 바뀌든 최소한의 취재 소스는 있어야 양질의 뉴스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지 않아도 취재인력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에서 1시간짜리 뉴스프로그램이 신설되기도 했다. 기본적인 상식마저 깨뜨리고 있는 것이다. 개편을 앞두고 가장 바빠야 할 미술팀 조합원들도 절반이 일손을 놓고 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무리수를 두고 있는 사측의 의도는 명확하다. 경영상의 손실을 감내하고라도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을 길들인 다음 결국은 노조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 이것 아니고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사원들에게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OBS 개국 이후 첫 보너스이다. 겉으론 현금 유동성을 걱정한다고 선전했지만 막상 사측의 속내는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다. 사원들을 파업 참가와 불참자로 갈라 분열을 일으키고 노조의 힘을 빼겠다는 계산이었던 것이다. 말끝마다 꺼내는 사측의 ‘비상경영’이라는 말, 결국은 스스로 어불성설임을 입증한 셈이다.

  사측의 안하무인식 태도로 인한 피해는 조합원들뿐만이 아니라 경인지역 1,500만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비상편성’이라는 미명 하에 재방송 이상 비율이 65%를 넘어가고,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지상파방송인지 외주전문채널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아나운서 한 명이 몇 개 프로그램을 맡는 파행도 계속되고 있다. 8명의 아나운서에게 프로그램을 배정하지 않은 채, 총 12명의 아나운서가 하던 프로그램 진행과 각종 더빙 업무를 4명의 아나운서가 모두 도맡아 하고 있다. 다른 부서도 마찬가지이다. 조합원이 할 일을 팀장이 하는 경우가 많아 조직의 체계도 엉망이 되어 가고 있다. 모두 복귀한 조합원들을 배제한 결과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합은 하루빨리 방송을 정상화하기 위해 사측에 대화를 수차례 요구하며 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한 성실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노조는 법정수당의 경우 시간외 수당을 당초 요구보다 크게 적은 액수로 정리하고 휴일과 야간 등 나머지 수당은 다음 임단협으로 넘기는 양보안을 제시해 최근 임단협 타결 일보 직전까지 간 바 있다. 하지만 사측이 돌연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 모두를 업무에 복귀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사측이 업무 미배치 이유로 파업 상황이 언제 다시 벌어질지 모른다고 하던 말을 스스로 뒤바꾼 것이다. 또한 법정수당의 경우 지난 3년 치 임금채권을 포기하겠다는 조합원 개별동의서를 받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고 나오면서 끝내 타결이 무산됐다.

  이번 교섭 결렬의 책임은 분명히 윤승진 사장에게 있다. 방송을 정상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전면 업무 복귀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측은 조합이 계속 소송을 진행할 경우 그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은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비상식적, 폭력적 언사까지 서슴지 않았다.

  따라서 조합의 입장은 명확해졌다. 윤 사장이 타결 직전의 임단협 판을 깨뜨렸음을 분명히 하며 우리가 가던 길, 2단계 투쟁을 묵묵히 갈 수 밖에 없음을 엄중히 선포한다. 윤 사장에게 묻는다. 당신이 사장 취임 후 한 일이 도대체 무엇이 있는가? 가장 손쉽게 경영수지를 맞추는 방법인 제작비 감축 등 각종 비용절감 밖에 없었다. 그것이 경영능력인가? 말로는 희망과 노사화합을 얘기했지만 지금 누가 윤 사장 체제에서 희망을 보고 화합을 느끼고 있는가?

  이제 조합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작으로 2단계 투쟁을 가열차게 돌입함과 동시에 OBS를 조속히 정상화시키기 위해 시청자들과 함께 비전을 그리는 작업도 병행해 나갈 것이다. 그릇된 노조관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잃은 허울뿐인 대표이사 윤 사장이 이끄는 사측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조합은 OBS가 진정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지속가능한 방송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학계는 물론이고 언론,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한 공동투쟁을 전개하며, OBS를 바로세우기 위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 나갈 것임을 시청자들에게 약속하는 바이다.

 

2013년 4월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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