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학 회장은 방송사유화 중단하고 공적 책임을 다하라



  오늘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원 13명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경기도 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시켰다. 해고된 지 37일만이다. 새 정권이 출범한지 12일만이다.

  지난 12일간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울고 웃었다. 대통령의 소탈하고 열린 자세에 국민들은 환호했고 강력한 개혁의지에는 박수를 보냈다. 앞으로 마주할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에 벅찬 감격과 기대를 맛본 12일이었다.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하는 12일이었다. 그러나 OBS에는 여전히 야만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언론사로서 시대를 선도하고 새 방향을 제시해도 모자랄 판에 OBS는 시대에 역행하며 안하무인의 노동탄압을 무참히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가 일자리 위원회 신설이다. 또 대통령은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했다. OBS는 일자리를 창출은커녕 대량 정리해고를 감행했고 외주를 통한 비정규직 전환도 한창 추진 중이다. 임금은 2달째 체불 중이고 5월 급여도 광고수입이 목표액를 8억 이상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어떠한 협의도 없이 25%를 삭감하겠다고 일방적으로 공지했다. 도대체 OBS는 어느 나라 회사인가? OBS 경영진은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맞긴 한가? 역주행도 이런 역주행이 없다.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으로 명확하게 그 요건을 명시하고 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해고 회피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 ▲근로자대표와 50일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 이상의 4가지 요건인데 이 중 한 가지 요건이라도 구비하지 못한다면 사용자의 경영상 해고는 부당하다.

  조합은 이미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의 경영 위기는 허구고 조작임을 회계 자료로서 입증했다. 지난해는 61억이나 현금흐름상 흑자를 기록했다. 경영상 해고의 필요성이 아예 없는 것이다. 해고 회피 노력은 희망퇴직을 받은 것 외에는 찾아볼 수 없고, 해고 기준으로 제시된 인사고과는 지난 몇 년간 대부분의 직원들이 실행되고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였으니 그 공정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해고 과정에서 사측이 조합과 성실히 협의한 바도 물론 없다.

  결론적으로 OBS의 정리해고는 정당하지도 합법적이지도 않다. 정리해고뿐이 아니다. OBS에는 현재 13명의 정리해고자 외에 7명의 자택대기자가 있다. 사측은 이들에게 임금의 70%를 지급하면서도 집에서 그냥 쉬어라고 한다. 일이 없어서가 아니다. 회사는 이들의 업무 공백을 비정규직을 고용해 메우고 있다. 한 명당 20만원의 비용을 지급하면서까지 말이다. 경영상 위기로 정리해고를 하는 회사가 멀쩡한 직원은 월급을 주면서도 놀리고, 일은 알바를 추가로 고용해 시킴으로써 이중으로 월급을 주고 있다. 이게 상식적인가?

  대통령은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지금 나라가 바뀌고 있다. 80%가 훨씬 넘는 전 국민적 지지 속에 나라가 바뀌고 있다. 지난주에는 박근혜 낙하산으로 논란이 일었던 YTN 조준희 사장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를 지난 9년간 망가진 언론을 정상화하는 신호탄으로 여기고 중앙집행위원 만장일치로 KBS 이인호 이사장, KBS 고대영 사장,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MBC 김장겸 사장, 연합뉴스 박노황 사장의 총퇴진 투쟁을 결의했다. 언론이 바뀌고 있다. OBS도 더 늦기 전에 닫힌 정문을 열고 변화하는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우리는 요구한다. OBS에 청춘을 바친 직원으로서, OBS에서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기 위해 10년간 끊임없이 투쟁해온 노동조합원으로서 우리는 회사에 당당히 요구한다.

  OBS 경영진은 지난 10년 경영의 실패와 언론 부역의 책임을 통감하고 총사퇴하라.
  대주주 백성학 회장은 방송사유화 중단하고 시청자에게 사죄하라.
  그리고 이제 OBS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사회적 선언을 하라.

  그 길만이 OBS가 다시 시청자와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시청자와 소통해야할 방송사가 정문을 기이하게 걸어 잠그곤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시대와 감응해야할 방송사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OBS에 미래는 없다. 몰상식과 불합리가 지배하던 나라가 지금 상식이 통하고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로 바뀌고 있다. OBS도 시대와 함께해야 한다. 조합은 분명히 말한다. 대주주가 시대와 함께하겠다고 선언한다면, 우리는 언제라도 대주주와 OBS의 미래를 함께 논의할 것이다. 그러나 대주주가 끝내 시대와 불화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도모할 수밖에 없다. (끝)


2017년 5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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